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주택공급 정책인 ‘신속통합기획’이 더불어민주당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민주당은 사업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과도하게 집중된 서울시의 인허가 권한, 특히 정비구역 지정권을 자치구로 이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하고 나서면서 양측의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Top 3 핵심 요약
- 신통기획 성과 부진 비판: 더불어민주당은 오세훈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 주택 착공 실적 전무 등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서울시의 과도한 권한 집중으로 인한 ‘행정 병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정비구역 지정권 이양 요구: 문제 해결을 위해 정비구역 지정과 사업시행계획 통합심의 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하여 사업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오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 난개발 우려 반박: 자치구는 권한이 이양되더라도 서울시 도시정비기본계획이라는 상위 계획을 따라야 하므로 난개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며, 오히려 효율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핵심 배경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 서울시가 직접 참여하여 사업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겠다는 목표로 도입된 정책이다. 기존 5년 이상 소요되던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2년으로 줄여, 도심 내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서울의 만성적인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한 오 시장의 대표 공약 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책 시행 이후 가시적인 성과가 더디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오세훈 시정의 핵심 실패 사례로 규정하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오세훈 시정 실패 정상화 TF’를 구성하는 등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으며, 이번 토론회는 그 연장선에서 기획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내용 분석
민주당의 ‘실적 없는 속도전’ 비판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천준호 의원실 주최로 열린 ‘속도 잃은 신통기획, 서울시 권한의 자치구 이양을 통한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공세는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윤석열 정부의 규제 완화와 오 시장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서울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부추겼다고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오 시장이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지만 재임 4년 3개월간 인허가 및 착공 실적이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보다 각각 8만 4549호, 13만 5500호나 감소했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정책 실패를 주장했다. 더욱이 신통기획 대상지 224곳 중 실제 착공에 들어간 곳은 오피스 건물 2곳뿐으로, 주택 착공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전현희 의원은 신통기획이 ‘불통 기획’으로 전락했다며, 서울시가 독점하는 관리 체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 병목’의 원인, 서울시 권한 집중
토론회 참석자들은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서울시에 과도하게 집중된 인허가 권한을 지목했다. 천준호 의원은 “이름만 신통일 뿐 현실은 신통치 않다“며, 정비구역 지정과 사업시행계획 통합심의 권한이 모두 서울시에 집중되어 행정 병목 현상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러한 병목 현상의 실체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를 지목했다. 그는 “서울 시내 모든 정비사업이 두 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구조”라며, 창구를 다변화하지 않는 한 속도를 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비계획 ‘입안권’은 자치구에 있지만, 최종 ‘지정권’은 서울시가 갖고 있으며, 이후 사업시행 인가와 관리처분 인가 등은 다시 자치구가 맡는 비효율적인 구조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자치구의 반박: “난개발은 기우, 권한 이양이 해법”
권한 이양 시 발생할 수 있는 난개발 우려에 대해 정원오 구청장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모든 정비사업은 서울시가 수립한 ‘도시정비기본계획’이라는 단일 상위계획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자치구가 임의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논리다. 그는 “서울시가 구체적인 지침을 만들고 구청이 그에 따라 집행하면 된다”며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함을 역설했다.
오히려 그는 오 시장의 ‘속도전’ 논리를 비판하며 모순을 지적했다. 정 구청장은 “오 시장은 신통기획으로 속도전을 하겠다면서, 구청장이 속도전을 하면 전세대란이 난다고 말한다”며, 진정으로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권한을 현장을 잘 아는 자치구에 이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 시장이 과거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을 촉구했다.
정책·사회적 의미 및 시사점
이번 논쟁은 단순히 주택 공급 속도 문제를 넘어, 중앙집권적 도시계획 시스템과 지방분권의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을 보여준다. 서울시와 같은 거대도시에서 모든 정비사업 인허가를 단일 창구에서 처리하는 방식의 효율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행정 절차의 지연은 단순한 시간 낭비가 아니라,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시민들의 주거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책의 책임성과 투명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신속한 공급을 약속했지만 결과가 미흡하다면, 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정책 당국의 당연한 책무이다. 민주당의 공세는 이러한 책임성을 묻는 과정이며, 서울시는 비판을 회피하기보다 토론에 참여하여 정책의 현주소를 투명하게 설명하고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시장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예측 가능한 행정 서비스가 필수적이며, 현재의 병목 현상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
전망 및 종합 평가
신속통합기획을 둘러싼 논란과 정비구역 지정권 이양 요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민주당의 토론회에 불참 의사를 밝힌 만큼, 양측의 입장 차이가 쉽게 좁혀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회 차원에서의 제도 개선 추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갈등은 정치적 차원으로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서울의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적 공방을 넘어선 실질적인 해법 모색이 시급하다. 서울시의 강력한 통제권이 도시 전체의 계획적 관리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지만, 과도한 집중이 현장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 역시 경청할 필요가 있다. 자치구에 일정 부분 권한을 이양하되, 서울시가 상위계획과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난개발을 방지하고 공공성을 확보하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의 주거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서울시와 자치구, 그리고 국회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해야 할 시점이다.
작성자: 밸러매거진 디지털 크리에이터 JEENY
